시민권자 초청 가족이민 대폭 축소 우려
4월 초까지 민주, 공화 양당이 초당적 이민개혁법안을 내기로 한 가운데 공화당 주도로 시민권자 초청 가족이민을 대폭 축소하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적체된 이민 시스템을 개선하고 미국 경제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가족이민 대신 숙련 근로자에게 일할 기회와 영주권을 주는 ‘경제적 개념’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 “지난달 상원 여야 8인(이른바 ‘갱오브에이트’)이 이민개혁안 초안을 발표한 이후 현재 세부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공화당은 가족의 의미를 대폭 축소해 시민권자 초청 가족이민 쿼터를 줄이고, 그 대신 숙련 근로자 쿼터를 대폭 늘리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시민권자 초청 가족이민 범주는 크게 ◇배우자와 미성년자 자녀 ◇21세 이상 미혼 자녀 ◇결혼한 성인 자녀와 부모 등 세 가지가 있으며, 공화당은 첫번째인 배우자와 미성년자 자녀 범주만 현행대로 살리고 나머지는 모두 경제적 개념의 이민으로 전환한다는 시도다. WP는 “이에 따라 없어지는 가족이민 쿼터는 연간 약 9만 건”이라고 분석했다. 이민정책연구소(IPI)는 “현재 전체 이민 중에서 시민권자 초청 가족이민 비율이 65%, 고용에 따른 이민이 14%, 나머지는 정치적 망명 등으로 구성된다”고 분석, 공화당 계획대로 되면 고용에 따른 이민이 대폭 확대되고 가족이민은 대폭 줄어들게 된다. 합의안을 도출하고 있는 상원은 “아직 최종안이 결정되지 않았다”고 하면서도 “경제적 개념의 이민 범주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공화당 리더인 린지 그래함(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현재의 이민 시스템을 경제적 개념에 근거한 시스템으로 바꾸는 것이 내 목적”이라고 밝혔다. 민주, 공화 양당은 늦어도 오는 4월 초까지 합의안을 낼 예정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원칙적으로 상원 합의안을 지지하고 있다고 WP는 덧붙였다. 이러한 시도가 드러나자 여러 이민 그룹은 반대하고 있다. ‘컨그레셔널 아·태 아메리칸 코커스(CAPAC)’ 소속 10여 명의 의원들도 상원에 최근 서한을 보내 “가족 개념을 축소하고 가족이민을 줄여도 실제 늘어나는 이민 쿼터는 많지 않다”며 “가족 구성원의 도움으로 운영되는 이민자 소기업이나 이들의 생계를 막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재도 무려 430만 명이 가족이민 영주권을 기다리고 있다”며 “이를 축소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중 중국, 베트남, 인도, 방글라데시 등 아시안이 190만 명이나 되며, 필리핀 가족이민 신청자는 현재 속도라도 약 20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WP는 분석했다. 이처럼 종합적 이민개혁안을 내는 데 있어 가족이민 쿼터 처리가 쟁점이다. 지난 2007년 이민개혁법안 논의 때 가족이민을 강력 지지했던 로버트 멘덴데즈(민주·뉴저지) 상원의원은 아직 묵묵부답이며, 마이클 혼다(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현재의 가족 이민 범주를 존속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WP에 답했다. 공화당은 “현재의 대다수 불법체류자가 비숙련 근로자들”이라며 “이를 고학력 또는 숙련 근로자로 대체해야 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송훈정 기자